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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도!
  • 박상준 기자
  • 등록 2024-08-02 10:17:21
  • 수정 2024-08-02 1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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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선교칼럼

제주에서 목회한지 오늘로 7,041일이 되었습니다. 목사의 삶을 살기로 서약하고 안수 받은 날은 이 날에서 19일을 제하면 되니, 제주 목회가 나의 목회 일생이 되어갑니다. 우리의 하루는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요 주어진 기회의 때입니다. 제주 목회도 매일이 기회요 특권입니다.

제주도는 제주도(濟州島)가 아니라 제주도(濟州道)입니다. 이 차이가 제주 목회, 제주 선교를 설명하는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섬이기도 하지만 특별자치도의 지위를 가진 대한민국의 행정 구역입니다.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여러 의미와 구분이 있음에도 여전히 선교라는 의미는 타국, 타 민족에 대한 복음전도로 이해됩니다. 조금 격한 어조로 말한다면, 나는 제주도의 교회와 목회를 ‘거의 해외 선교지’ 또는 ‘도움이 필요한 복음화 낙후지역’ 이라고 여기는 제주도의 교회와 교인과 목회자의 인식이 제주도의 진정한 부흥을 가로막고 발목 잡고 뒤로 물러가게 만들었다고 진단합니다. 제주도 밖의 교계와 성도들의 인식은 어떤 면에서 큰 책임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지금도 진심과 사랑의 마음으로 제주도의 교회와 영혼들을 찾는 발걸음은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요 사랑입니다.

제주도의 교회들은 여름 사역의 기간이 되면 많은 ‘전도 여행’과 ‘수련회’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요즘은 과거보다 대체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전에 한 목회자는 8주 동안 8팀의 ‘전도 여행’팀이 온다고 자랑삼아 나누었습니다. 최근에 숙소와 시설을 잘 갖춘 한 교회는 7, 8월 두 달 동안 13팀이 예약되어 있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역은 의미가 있고 유익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수도권이나 도시의 교회에 여름 동안 여덟 팀, 열세 팀의 전도여행팀이나 수련회팀이 방문하여 교회 전체를 사용한다면 어떻습니까? 교회와 교인의 상황은 차지하고, 목회자는 자신의 부르심이 이 사역에 있지 않는 한, 목회에 현저한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제주도 교회들의 여름 목회 사역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나는 이러한 제주도 교회들과 목회자의 ‘목회누수현상’이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 목회의 개척 초기에 내 생각과 영혼에서 거부하기 위해 노력했던 선배 목회자들의 두 조언이 그것을 대변해 줍니다. ”제주도 목회는 목회자에게 늪과 같아! 육지에서 탁월하게 사역한 목회자도 이곳에 오면 늪에 빠지듯이 헤어나질 못해!” … “제주도 목회는 육지의 큰 교회와 목회자와 잘 관계해서 지원과 선교를 이끌어 내야 개척 교회의 상황을 탈출할 수 있어!” 

모두 실제 경험과 사랑의 마음으로 한 조언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패배주의적 목회개념’이 많은 목회자들이 제주도 목회를 접고 떠나게도 하였고, 현실의 상황에 주저앉게도 하였다고 생각하였기에 온 마음으로 거부하려고 했고 거부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앞으로 제주도의 교회들과 성도들 그리고 목회자들이 바라보아야 할 참된 영적부흥-하나님이 원하시고 바라시는-의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자리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거울을 보듯 보이는 그대로 구겨진 것, 떨어진 것, 비뚤어진 것을 나눌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가 제주도의 교회와 성도와 목회자뿐 아니라 이 세대의 교회와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유익하게 되기를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드립니다.


     /고웅영 새예루살렘감리교회 담임목사(감신대 M.Div), 제주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 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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