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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끝이 아니라 전환입니다” ― 『리스타트』 저자가 말하는 목회자 은퇴의 새로운 패러다임
  • 원혜영 기자
  • 등록 2025-07-25 14: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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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 수명의 연장은 인생 후반전을 재정의하고 있다.
  • 목회자의 은퇴도 더 이상 사역의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사명의 출발점으로

[정론타임즈=원혜영 ]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오늘날, 평균 수명의 연장은 인생 후반전을 재정의하고 있다. 목회자의 은퇴도 더 이상 사역의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사명의 출발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최근 출간된 『리스타트』는 이러한 전환의 필요성을 날카롭게 짚어내며, 목회자 은퇴 문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본지는 이 책의 저자를 만나, 그가 말하는 ‘평생 사명자’의 삶과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들어봤다.

Q. 책 제목이 『리스타트』입니다. 은퇴를 ‘새로운 시작’으로 바라보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우리는 지금 ‘120세 시대’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의 삶이 무려 30~40년에 달하는 현실이죠. 그런데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은퇴를 ‘마무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목회자의 은퇴야말로 ‘재시작’의 기회라고 믿습니다. 『리스타트』는 그 전환의 길을 함께 걷기 위한 실천적 매뉴얼입니다.


Q. 은퇴 후에도 목회자의 사명이 계속된다고 보시는 건가요?

A. 맞습니다. 직함이 사라졌다고 하나님의 부르심까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리스타트』는 목회자의 사명을 은퇴 이후에도 ‘다른 형태로 계속되는 것’으로 봅니다. 상담사, 멘토, 강사, 사회적 실천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명을 이어갈 수 있죠. 저는 이것을 ‘다년생 사명자’라는 개념으로 표현했습니다. 단일한 직무로 끝나는 인생이 아니라, 인생의 각 시기마다 사명의 형태를 바꾸며 살아가는 존재 말입니다.


Q. 목회자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도 강조하셨습니다.

A. 그렇습니다. 이 책이 주장하는 핵심 중 하나는 ‘공동체적 전환’입니다. 은퇴한 목회자가 고립되지 않고, 동역자들과 함께 새로운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방식, 다시 말해 각자의 사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면서도 네트워크 속에서 협력하고 나누는 삶이 필요합니다. 이는 삼위일체적 공동체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Q. 책에서 ‘호명 사회’란 어떤 의미인지 설명부탁드립니다. 

A. 사람은 누군가에게 어떻게 불리는가에 따라 정체성과 삶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현직에 있을 때는 ‘목사님’이라는 호칭이 정체성과 사명의 의미를 동시에 부여해 주죠. 그런데 은퇴 후 그 호칭이 사라지면,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습니다. 『리스타트』는 은퇴한 목회자들이 “나는 앞으로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를 묻도록 돕습니다. 그 이름은 하나님 앞에서 정당하고, 이웃에게 의미 있으며,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주는 이름이어야 합니다.


Q.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워크북의 성격도 있는 건가요?

A. 네, 『리스타트』는 정보 제공을 넘어,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칭 도구’입니다. 각 장마다 깊이 있는 셀프 코칭 질문이 포함되어 있고, 부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 소그룹 프로그램, 공동 설계 툴 등도 마련돼 있어요. 특히 22~24쪽에서 소개하는 ‘14회기 자기 점검 시스템’은 목회자들이 단계적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정비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 도구입니다.


Q. 『리스타트』는 어떤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까?

A. 은퇴를 눈앞에 둔 목회자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40대, 50대의 중년 목회자, 신학생, 선교사, 평신도 리더들 모두에게 유익합니다. 더 나아가 교회나 교단 리더십이 은퇴 정책을 설계할 때 실천적 지침서로도 활용할 수 있죠. 이 책은 개인과 가정, 교회와 교단 모두를 위한 실용서입니다.


Q. 끝으로, 이 책이 한국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A.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명의 시작이다’라는 인식을 한국 교회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회자의 은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미래를 좌우하는 과제입니다. 『리스타트』는 그 공동의 전환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입니다. 지금 이 책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 모두의 사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원혜영기자 (haeng97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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