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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의 씨앗이 된 믿음의 가문”
  • 이상섭 기자
  • 등록 2025-07-20 20:37:19
  • 수정 2025-07-20 20: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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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펜젤러 가문 신앙의 유산과 역사적 의의 조명
  • -개신교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 학술제 프레젠테이션 중②
  • 소요한 박사 발표와 서종원 박사 논찬을 중심으로-

[정론타임즈=이상섭]


      헨리 게르하르트 아펜젤러


한국개신교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제(7.10 아현감리교회)에서,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선교사의 가문이 남긴 신앙의 유산과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 발표가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발표는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의 사역을 단순히 ‘역사’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 가문 전체에 흐르는 ‘신앙의 전승’과 ‘복음의 헌신’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에 깊은 도전과 성찰을 던졌다.


아펜젤러 가문, 복음으로 잇는 ‘세대의 유산’


      아펜젤러 가족사진(오른쪽 세번째소년 헨리 닷지 아펜젤러)


소요한 박사(감리교신학대학교교수,한국교회사)는 “아펜젤러 가문의 신앙과 의의”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헨리 아펜젤러의 한국 입국(1885년) 이전부터 이어진 독일-미국 이민 가정의 경건주의 전통과 감리교 신앙, 그리고 그 후손들까지 이어지는 복음사역의 연속성을 상세히 고찰했다.


소 박사는 먼저 아펜젤러 가문이 갖고 있던 종교적 유산과 헌신적 삶의 양식을 배경으로, 헨리 아펜젤러가 단순한 개인 선교사가 아니라 ‘가문 전체의 영적 결단’의 대표자였음을 강조했다. 특히 부친 루이스 아펜젤러(Lewis Appenzeller)와 형제들이 모두 목회 혹은 교육선교에 종사했던 점, 그리고 자녀들 역시 선교와 교육 분야에서 사역을 이어간 사례를 제시하며 ‘선교의 가문’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부각시켰다.


     핸리 닷지 아펜젤러 가족사진


또한 아펜젤러 선교사의 사역은 한국 초기 개신교 선교의 개척뿐 아니라, 교육, 출판, 교회설립, 사회참여 등 전방위적 기여로 확장됐음을 설명했다. 배재학당의 설립과 교육을 통한 민중 계몽, 초기 한글 성경보급에의 참여, 감리회 조직화와 행정 기반 구축 등은 모두 “기독교가 사회적 자각과 민족정신 형성에 미친 영향”의 실례라는 것이다.


한국에 뿌리 내린 신앙, ‘사라진 유산’에 대한 성찰


소 박사는 발표 후반부에서, “현재 한국교회는 그들의 삶과 신앙을 얼마나 계승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펜젤러의 순교적 삶(1902년, 뱃길 선교 중 안타까운 선종)은 교회 초기 지도자들이 감수했던 헌신의 깊이를 보여주는 상징이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물질주의와 성장주의에 갇혀 선교의 뿌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20세기 중후반 이후 아펜젤러 가문이 한국 사회와 교회로부터 잊혀지고, 역사교육에서도 부분적으로만 조명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선교 140주년은 단지 기념이 아니라, 그 선교정신을 어떻게 회복하고 다음세대에 전할 것인가를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헨리 게르하르트 아펜젤러 가 세운 정동제일교회
           예배장면(벧엘 예배당사진)



서종원 박사, “가문의 신앙사적 연구는 현대교회에 대한 거울”


논찬자로 나선 서종원 박사(감리교신학대학교교수,역사신학)는 “소 박사의 발표는 한국선교사의 가족사와 신앙사를 총체적으로 조명한 귀중한 연구”라고 평가하며, 아펜젤러 가문 연구가 단순한 과거 해석을 넘어,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의 본질을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특히 ‘가문 단위의 선교 헌신’이라는 관점이 신선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교회에서 ‘신앙의 세대전승’이 약화되고, 가정 중심의 신앙 교육이 위기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아펜젤러 가문은 “가정이 교회요, 선교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서 박사는 발표에서 언급된 아펜젤러 가문의 다양한 문서, 서신, 사적 기록들에 대한 추가 번역과 분석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신앙의 유산을 현재화하고, 선교적 가치를 교육 콘텐츠로 재구성할 수 있는 실천적 연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르하르트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워 교장을 역임하고 후에
           헨리 닷지 아펜젤러 선교사가 교장으로
           역임했던 배재학당(삼문 출판사 사진)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 ‘가문과 교회, 신앙의 전승’


이번 발표와 논찬은, 개신교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성장과 수치’의 역사만을 되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앙의 근본정신과 선교적 헌신의 뿌리를 되새기는 자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펜젤러 가문이 보여준 믿음의 계승, 가족 공동체로서의 복음 전파, 교육과 민족 계몽의 통전적 선교는 지금 한국교회가 직면한 ‘세대 단절’과 ‘신앙 약화’의 시대에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이번 발표를 통해 신앙은 단순히 개인의 결단이 아닌 “공동체적 계승의 문제”라는 점이 부각되며, 교회와 가정, 그리고 사회 속에서 그 유산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마무리하며


개신교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 학술제의 의미는 단지 ‘과거의 선교’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펜젤러 가문을 통해 우리가 바라본 것은 ‘하나의 가문’이 ‘한 나라의 복음화’에 미친 놀라운 영향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의 가정과 교회가 회복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가치 – 신앙의 전수, 헌신의 삶, 그리고 공동체적 소명 – 을 다시 일깨워준다.


> “신앙의 가문은 우연히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눈물과 기도의 전통이 이어질 때 세워진다.”

– 발표 소요한 박사 내용중


     사진제공 소요한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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