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원혜영 ]
제주 종교계의 역사적 스토리를 품고 있는 두 기념관이 주목 받고 있다. 개신교 ‘이기풍 선교기념관’과 천주교 ‘김기량 순교관’의 의미와 현황을 보면, 두 시설의 설립배경으로는 이기풍 선교기념관은 1998년 제주노회 지원 아래 조성됐다. 이기풍 목사(1868~1942)는 제주 최초 장로교 전도사로 활동하며 제주 복음화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기량 신부 순교관은 제주 출신으로 1857년 표류를 통해 신앙을 접하고, 1867년 병인박해 시 순교한 ‘제주의 첫 순교자’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1816~1867)를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2022년 4월 교구장 문창우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거쳤으며, 지하 경당과 미디어 아트 전시 등 현대적 감각을 갖춘 공간이다.
모슬포교회(이기픙선교기념괸)
이기풍선교기념관 전시물 위치 및 시설 구성으로는, 본래 이기풍 선교기념관은 한라산 해발 약 400m 고지에 위치하며, 전시실과 숙소, 예배실(대·소), 야외 집회장, 순례 등산로 등 풍부한 부대시설을 갖췄지만, 대부분 내부 수리 또는 코로나로 인해 현재 임시 휴관 상태이고, 현재는 모슬포교회(예장통합)가 일시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김기량 순교관은 조천읍 함덕 해변 인근에 자리해, 전시실, 지하 경당, 미디어 아트, 야외 십자가 길 등 순례 중심 구성으로 일반 관광객과 신앙인 모두에게 개방(오전9시~오후5시)되어 있다.
문화적·종교적 시사점으로 살펴보자면, 이기풍 기념관은 제주 지역 장로교 선교 역사와 한국 개신교의 뿌리를 조명하는 공간으로 의미가 크지만, 현재 상태로는 접근성이 낮아 실질 활용이 제한적이다. 김기량 순교관은 제주 첫 천주교 신앙인의 순교 정신을 되새기는 장소로, 현대적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조화롭게 운영되고 있어 종교사적 측면뿐 아니라 문화관광 자원으로서도 가능성이 높다.
김기량순교기념관
김기량 순교기념관 입구 이기풍 선교기념관은 정비와 재개관 계획이 중요 과제로 남아 있고, 김기량 신부 순교관은 전시와 프로그램이 활발하며 접근성이 뛰어나, 종교·역사·문화 체험 목적으로 적극 추천할 만한 시설이다.
앞으로 두 기념관 모두 제주를 대표하는 종교 문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려면 이용자 중심의 콘텐츠 제공과 접근성 확대가 중요하다.
원혜영 기자(haeng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