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원혜영 ]
감리교회가 자랑하는 목회자 노후소득보장제도, 일명 은급제도는 오랜 시간 교단의 헌신과 지혜 속에 유지되어 왔다. 한국 개신교회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감리교회는, 여전히 타 교단이 참고하는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낙관에 불과하다. 기금의 고갈 우려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는 제도 개선의 동력이 되어왔다. 다만,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과거보다 더욱 구조적인 위기이며, 단순한 개선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2025년 현재, 은퇴한 목회자 수는 2,008명, 은퇴 교역자 유족 419명, 재직 교역자 유족 231명을 포함하면 총 2,658명이다. 올해 예상 은퇴자 수는 168명이었지만, 실제로는 205명이 은퇴했다. 이는 앞으로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다.
향후 예상 은퇴자는 2026년 195명, 2027년 240명, 2031년 356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2035년에는 누적 4,938명, 2040년에는 6,632명까지 도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추계 기준)
현재 기준 연 1인당 평균 은급 수급액은 약 792만 원으로, 이를 2035년 은퇴자 수에 적용하면 연간 약 391억 원의 지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은급기금 적립액은 약 850억 원 수준으로, 향후 10년 내에 연간 지출이 적립금의 절반에 도달하는 셈이다. 재정의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은급기금의 수익 구조는 크게 교회 부담금, 교역자 기여금, 허입 기여금, 임대수익, 이자수익 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 교회 부담금(약 70%)은 제도의 핵심 수입원으로, 2025년 기준 약 186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연간 지급액이 약 170억 원에 도달해 수입과 지출이 곧 교차하게 된다. 이 속도대로라면 불과 몇 해 안에 기금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제도 개선은 필수가 되었다.
장정개정위원회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이 제안된다.
교회 부담금과 수급액의 현실적 조정, 기금 운용의 전문성 강화, 수익 구조의 다변화 및 안정화, 제도에 대한 교단 내 신뢰 회복 노력 등으로 은급기금에 대한 일부 교회 구성원들의 불신은 제도 운영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단지 투명한 운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에 대한 이해 확대와 공감 형성에도 있다.
"지금이 바로, 준비할 시간"
은급제도는 이미 두 차례(2015년, 2021년)에 걸쳐 추계 작업을 실시해왔으며, 이를 통해 연명해온 제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욱 심각한 국면에 와 있다. 오늘의 무관심은 내일의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급제도는 단지 일부 은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재직자와 교회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현실이다. 장정개정위원회의 지혜롭고도 용기 있는 결정이 절실한 시점이다. 감리교 전체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을 때, 은급제도는 다시 안정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황창진 목사(산돌교회/은급제도 발전위원회 위원장)
원혜영 기자(haeng97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