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

"교회를 떠난 것인가, 아니면 교회의 모습을 떠난 것인가."
최근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단순한 교인 감소가 아니다. 교회의 미래를 이어갈 다음 세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종교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통계청과 각종 종교조사, 목회데이터연구소 등의 연구를 종합하면 지난 10여 년 동안 개신교 인구는 꾸준히 감소했고, 특히 20~30대 청년층의 감소가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부모를 따라 자연스럽게 교회에 정착하던 자녀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면서 교회를 떠나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대 변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교세 감소, 한국교회가 직면한 현실
한국교회는 한때 세계 선교 역사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경험한 교회였다.
새벽기도와 철야기도, 평신도의 헌신, 해외선교와 교회개척 등으로 세계 교회사에 유례없는 부흥을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각종 조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개신교 인구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교회학교와 청년부는 지방뿐 아니라 도시의 대형교회에서도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농어촌은 물론 중소도시의 교회들은 후임 목회자를 찾지 못하거나 교회 유지 자체가 어려운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교회를 처음 찾는 새신자보다 기존 성도와 그 자녀의 이탈이 더 많다는 점은 한국교회가 더욱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이탈 원인을 단순히 "신앙심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연구에서는 교회에 대한 신뢰 저하를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교회 세습 논란, 재정의 불투명성, 일부 지도자의 윤리 문제, 권위주의적 의사결정 구조 등이 반복되면서 젊은 세대는 교회를 신뢰하기 어려운 조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청년 세대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교회 역시 사회와 동일한 윤리적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기대에 교회가 충분히 부응하지 못할 때 실망감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청년들의 교회 이탈을 단순히 교회의 구조적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교계 연구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이탈은 신앙의 확신 부족, 종교에 대한 회의, 학업과 취업 등 현실적 부담,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문화 변화, 또래 공동체의 약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와 자녀 간의 신앙 대화와 가정에서의 신앙 전수가 청년들의 신앙 유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이는 청년사역의 회복과 함께 가정 신앙교육의 회복 역시 한국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결국 청년 이탈은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교회와 가정, 그리고 사회 변화가 함께 맞물린 복합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삶의 방식이 달라진 청년 세대
청년들의 삶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취업난과 주거 문제, 높은 부채 부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주말은 자기계발이나 휴식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회는 단순히 "예배에 나오라"는 권면보다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년들은 프로그램보다 관계를, 행사보다 진정성을, 규모보다 공동체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는 신앙이 아니라 신뢰
교회를 떠난 청년들 가운데 상당수는 하나님 자체를 부인해서 떠난 것이 아니라 교회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한다.
복음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지 못하는 교회의 모습에 실망한 것이다.
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돌보라고 가르치면서도 내부에서는 권력 다툼과 분열을 반복하고, 사랑을 말하면서도 서로를 정죄하는 모습을 볼 때 청년들은 교회 밖에서 더 큰 진정성을 찾으려 한다.
결국 한국교회의 위기는 복음의 위기가 아니라 신뢰의 위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평신도들의 헌신은 여전히 소중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분명히 구분해야 할 사실이 있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수많은 평신도의 눈물과 헌신 위에 세워졌다.
이른 새벽 교회를 지키던 권사들의 기도, 묵묵히 헌금을 드리며 교회를 섬긴 장로와 집사들, 이름 없이 봉사한 성도들의 헌신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자산이다.
문제는 이러한 헌신이 왜곡된 구조 속에서 때로는 충분히 존중받지 못했다는 데 있다.
교회의 위기는 회개의 기회
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 때마다 하나님은 교회를 새롭게 하셨다.
종교개혁도, 부흥운동도 모두 교회의 자기 성찰에서 시작되었다.
지금 한국교회가 맞이한 위기는 단순한 교세 감소가 아니라 복음의 본질을 다시 회복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일지도 모른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청년들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말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청년들이 "다시 가보고 싶은 교회"를 만드는 데 있다.
그것은 더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더 큰 건물을 의미하지 않는다.
말씀의 권위가 살아 있고, 삶으로 복음을 실천하며, 세대 간의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실패한 사람도 품어주는 공동체가 될 때 교회는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며, 교세보다 먼저 복음의 본질이다.
청년들은 완벽한 교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교회를 찾고 있다.
결국 한국교회의 미래는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다시 희망을 품고 찾아올 수 있는 교회가 되는 데 달려 있다.
(다음 호에 계속)
특별기획
1부 " 청년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가"
2부 "한국교회는 어떻게 다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3부 "감독은 선출되지만,감리회의 미래는 함께 만들어 간다"
(정론타임즈=이상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