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

3.본부와 연회, 구조가 문제다
ㅡ행정의 혼선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감리회의 행정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본부와 연회, 지방회로 이어지는 체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교리와 장정, 시행세칙도 마련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 제도는 완비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반복적으로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왜 같은 사안이 연회마다 다르게 해석되는가?”
“왜 행정의 기준이 선례와 편의에 따라 달라지는가?”
이 질문은 특정 인물을 향한 비판이 아니다. 오히려 감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다.
ㅡ규정은 있지만, 해석과 집행은 각기 다르다
현재 감리회는 본부와 각 연회가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운영된다. 이는 연회 중심 체제를 존중하는 감리회 전통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율성과 통일성의 균형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같은 장정 조항이 연회별로 다르게 해석될수 있고
●인사·징계·재판 관련 사안에서 처리 기준이 달라질수 있으며
●행정의 속도와 전문성에서도 편차가 나타날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교회 현장에 혼선을 준다. 무엇보다 치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수 있다.
ㅡ연회 총무 체계의 현실적 한계
현실적으로 각 연회의 행정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이는 연회 총무다,그러나 총무는 전문 행정가라기보다 목회자다. 대부분 임기 중심의 순환 구조 속에서 행정을 맡는다.
●행정 전문성 축적의 한계
●임기 종료와 함께 경험 단절
●선례 의존 행정
●감독 임기(2년)의 구조적 제한
이 구조 속에서 장기적 행정 혁신이나 제도 개선은 쉽지 않다. 감독은 임기 내 안정적 운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총무 역시 제도적 한계 안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보다 ‘문제 관리’에 머무는 구조가 반복된다.
ㅡ정치적 요소가 개입될 수 있는 환경
행정이 명확한 시스템보다 인적 관계와 영향력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커질 때, 교회는 불신을 경험한다. 실제로 많은 성도들은 행정적 판단이 신학적 기준보다 정치적 맥락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이 우려가 사실 여부를 떠나 확산되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다.
교회의 치리는 성경적 권위 위에 서야 한다.
그러나 구조가 불명확하면, 결과는 정당해도 과정은 의심받게 된다.
ㅡ구조 개선의 방향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사람을 교체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구조의 정비다.
1. 행정 표준화 체계 구축
본부 차원에서
●인사·재정·징계·행정처리 매뉴얼을 통일적으로 정비하고
●연회별 행정 가이드라인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장정 해석에 대한 질의·답변 시스템을 체계화해, 연회 간 편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2. 전문 행정 지원 시스템 도입
연회 총무의 목회적 정체성을 존중하되
●법률·재정·행정 분야의 전문 자문단을 상설화하거나
●본부 차원의 행정지원센터를 통해 연회를 지원하는 구조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권한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보완하는 것이다.
3. 감독 임기 구조에 대한 현실적 점검
2년 임기 구조는 감리회 전통이지만,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임기와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는 중장기 행정 로드맵과 평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4. 투명성 강화
●주요 행정 결정 과정의 기록 공개
●재정 집행의 투명성 강화
●연회별 행정 보고 체계 정례화
이러한 투명성은 정치적 의심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ㅡ구조 개혁은 권력 강화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본부와 연회의 구조 개선은 권한을 중앙으로 집중시키자는 논의가 아니다. 오히려 각 연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공통의 기준과 신뢰 체계를 세우자는 제안이다.
감리회는 전통적으로 감독 중심 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감독 개인의 역량에 따라 행정의 질이 좌우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구조는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영적 결론: 질서는 신앙의 일부다
이러한 구조 논의 앞에서 “교회는 기도로 세워진다”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맞다. 교회는 기도로 세워진다. 그러나 성경은 동시에 “모든 것을 품위 있고 질서 있게 하라”고 가르친다.
질서는 세속적 개념이 아니다.
공정은 행정 용어가 아니라 신앙의 가치다.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우리는 구조를 정비한다.
하나님의 교회이기에 우리는 투명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감리회의 부흥은 열정만으로 오지 않는다.
신뢰 위에 세워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정비다.
사람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구조를 향한 점검이다.
감리회가 위기를 딛고 변화의 접점에 서기 위해,
이제는 행정의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할 때다.
(정론타임즈=이상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