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입법의회를 앞두고, 우리 감리회의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매회 크고 작은 이견이 있었지만, 올해만큼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적은 드물다. 핵심 쟁점은 하나다.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권을 '정회원 1년급 이상'에서 '13년급 이상'으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불과 4년 전 선거권을 확대한 결정을 뒤집어, 과거보다 더욱 제한적인 방향으로 회귀한 것이다.
장개위는 이번 개정안의 근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선거 관리의 어려움이다. “선거권자가 2020년 5,022명에서 2024년 17,692명으로 급증해 선거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초래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선거권자의 자질 문제다. 한 위원은 “선거권자가 급격히 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도 선거권을 받게 되고, 초보 목사들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동원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금권선거 복귀 우려다. 감리회가 '정회원 11년급'부터 주어지던 선거권을 '1년급'으로 확대한 이유는 금권선거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 결정은 간선제로 교단장을 선출하는 타 교단과 많은 일반 언론으로부터 한국교회 부패 척결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다시 '13년급'으로 제한하면 어떻게 될까? 선거권자 명단이 한정되고 예측 가능해져 불법적 선거운동이나 금권 개입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둘째, 교단 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한다. 조선왕조가 5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과거제를 통해 다양한 계층과 지역 출신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세도정치로 소수가 권력을 독점했을 때, 조선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현재의 개정안은 감리회를 소수 '어르신' 중심의 ‘세도정치’로 회귀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예수님께서도 다양한 제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셨다. 생물학에서도 '생물다양성의 파괴는 생태계 붕괴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남녀노소가 함께 참여하던 감리회의 민주적 생태계를 ‘어르신’ 중심으로 제한하는 것은 교단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할 위험이 크다.
셋째, 현실 인식의 부재를 보여준다. “초보 목사들이 무엇을 아느냐”는 식의 인식은 시대착오적이다. 한번 물어보자. 그동안 11년급 이상의 ‘경험자들’이 주도해온 감리회의 현실은 어떤가? ‘잃어버린 10년’에 이어, 교인 수 감소, 사회적 영향력 쇠퇴 등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10대부터 40대까지가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감리회의 젊은 목회자들은 각 개인마다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교단 내에서 소외감을 느끼면, 이들은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천지가 미자립교회를 대상으로 재정 및 성경공부 지원을 약속하며 8월 현재 900여 교회와 협약을 맺었다. 젊은 목회자들이 교단 내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리면, 결국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때 ‘체육관 선거’에 저항하며 대통령 직선제를 위해 앞장섰던 감리회가 자체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군사정권은 경제발전이라는 성과라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 감리회 ‘어르신’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어르신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것 같으면, 젊은 목회자를 통하여 새로운 동력을 얻을 생각을 해야 한다.
잡초를 제거하려던 농약이 오히려 작물을 해친다면 그 농약은 폐기되어야 한다. 교단의 발전을 위해 설치된 장정개정위원회가 오히려 현장에서 분투하는 목회자들의 참여 의지를 꺾고 있다면, 그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다. 입법회의에서 부결시키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그런 법안 자체가 언급되었다는 자체로, '장개위'는 존재 가치가 없다.
감리회가 진정 미래를 원한다면, 다양성을 포용하고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선거 관리의 어려움은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민주주의 자체를 제한할 이유가 될 수 없다. 장정개정위원회는 이번 개정안을 재고하고, 교단 발전에 진정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