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이상섭]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그가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편 103:5)
무더운 여름 아침, 창문을 열면 벌써부터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이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 주변 들녁에는 제철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났다. 세상의 혼란과 삶의 무게, 믿음의 여정 가운데 지쳐가는 이들을 향해, 자연은 오늘도 말없이 하나님의 위로를 전한다.
-무더위 속에 피는 은총의 꽃
폭염 속에서도 계절은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백일홍, 나팔꽃, 맨드라미, 해바라기…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꿋꿋이 피어난 꽃들은, 마치 광야 같은 세월을 견디는 신앙인의 삶과도 닮아 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고전 10:13)
때론 무더위처럼 한계에 다다른 것 같은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 안에 아름다운 생명의 꽃을 피우신다.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듯, 연단된 믿음은 열매 맺는 계절을 반드시 이룬다.
-쉼이 필요한 계절, 멈춤의 영성
계절은 인간에게 쉼을 명령한다. 여름의 무더위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하고, 그늘과 바람을 찾게 만든다. 이는 하나님이 주시는 ‘멈춤의 영성’이다.
“이르시되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막 6:31)
신앙의 길도 때로는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말씀 안에 머물고, 기도 안에서 숨을 고르며, 주님의 음성을 다시 듣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더위 속에서 조차 평안할 수 있는 이유는, 주님이 쉼의 은혜를 허락하시기 때문이다.
-꽃을 통해 들려오는 하나님의 언어
꽃은 말이 없다. 그러나 그 존재 자체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한다. 시들지 않는 사랑, 세세토록 함께하시는 은혜. 꽃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언어는 ‘변치 않는 은총’이다.
“들의 백합화를 보라…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마 6:28–29)
무더위 속에 핀 한 송이 꽃처럼, 우리의 일상도 주님의 손길 안에 있다.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한 순간까지도 하나님은 우리와 동행하고 계셨다. 꽃은 매일매일 그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의 고백
우리는 무더위뿐 아니라, 불안과 고통이 만연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구도자의 아침은, 이 땅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묵묵한 고백으로 시작된다.
“나는 새벽을 깨우리로다.” (시 57:8)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 말씀을 붙잡고 살아내는 신앙의 여정은 결코 헛되지 않다. 무더위 속에서도 믿음으로 일어나는 당신에게, 오늘도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
맺으며,
여름은 피곤한 계절이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가 꽃처럼 피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꽃 한 송이, 그늘진 한켠, 아침 햇살 한 줄기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믿음을 확신하며 더위에 지친 삶에 이 아침, 우리 얼굴에 닿는 신앙의 시원한 생기를 마주하며 조용히 주님을 향해 걸어가는 ‘신앙의 구도자’의 아침이 되기를 소망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