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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칼럼]국가애도기간, 교회가 기억해야 하는 것 -침묵이 필요할 때는 정중한 침묵으로 유족을 배려해야 해 -안전한 공간에서 충분히 애도해야 생존자 죄책감과 심리적 충격이 완화될 수 있어... 박상준 주필 2025-01-01 00:42:52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정부는 2024년 12월 29일부터 2025년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였다. 뜻하지 않은 안타까운 참사로 인하여 2024년이 애도로 마무리되었고, 2025년 새해는 애도로 시작된 것이다.

국가애도기간에는 모든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근조 리본을 패용하며, 공식적인 행사도 가급적 자제하거나 간소하게 치러지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나라와 민족이 함께 애도하는 애통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 그 지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며, 애도기간 후에도 여전히 상실의 아픔을 견뎌내야 하는 유족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12년, 필자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임상목회교육(Clinical Postoral Education)과정을 수료하면서 애도의 과정 중에 있는 수많은 유족들을 상담한 경험이 있다. 유족 분들은 안전한 공간에서 충분히 슬픔을 표현하고, 함께 눈물 흘리며 공동체의 위로를 받았을 때 그들이 느끼는 생존자 죄책감과 심리적인 충격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다. 유족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감정이 공동체의 단단한 지지 안에서 잠시라도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애도의 기간 동안 유족 분들과 함께 우는 마음으로 그 분들의 입장에서 위로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침묵이 필요할 때는 정중한 침묵으로 그들을 배려해야 할 것이다. 애도의 기간동안 유족 분들이 느끼게 될 슬픔과 분노, 죄책감과 혼란을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 분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낙심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지 않도록 그들을 지지하고 위로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마땅한 태도일 것이다.

국가애도기간동안 참사 현장을 포함하여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되어 희생자 분들을 추모하고 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장례에서 분향하지는 않지만, 헌화를 할 수 있고 유족 분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이 안타까운 참사가 수습되는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긍휼이 함께 하시길 기도할 수 있다.

또한,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각자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정치, 사회적인 입장과 신념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의 긍휼이 유족 분들과 이 나라에 가득하기를 애통한 마음으로 함께 기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애도기간동안 교회의 질서에 따라 함께 애도하며 기도하는 것이 가장 성경적이고 치유적으로 사회적 아픔에 동참하는 것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상준 목사(정론타임즈 편집인 및 주필, 심리전문가 courage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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