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박상준 ]
필자는 어린 시절 반려견을 키운 적이 있다. 몰티즈(말티즈)를 키웠는데, 몰티즈는 사도행전에서 사도 바울이 ‘유라굴로’라는 폭풍을 만나서 표류한 몰타섬이 고향이다. 몰티즈는 경비견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변의 위험이 감지되면 작은 체구지만 용감하게 짖을 때가 많다.
반려견을 관찰하다보면, 반려견들이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만드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누구에게도 훈련받지 않았는데 주인의 종아리를 코끝으로 톡톡 건드리기도 하고, 꼬리를 흔들면서 빙글빙글 돌며 온몸으로 반겨줄 때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오래 견뎌내야 하는 시대이다. 이런 외로운 시대에 무조건적으로 나를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멋지고 감사한 일이다. 반려견은 주인을 환대해 줄 뿐 아니라 늘 곁에 있어 준다. 또한 사람들의 목소리의 높고 낮음과 그 안에 담긴 기분을 느끼며 우리와 감정적으로 소통한다.
물론 반려견과의 교감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이고 명확한 규칙을 알려줘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찬찬히 서로 익숙해지고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반려견들은 생각을 떠올릴 수는 있지만, 그것을 오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반려견들의 시간은 사람의 생애주기와 비교하면 일곱 배 빠르다. 반려견들이 열두 살이 되면 죽음을 앞둔 노년이기 때문에, 한 번에 오래 걷지 못하고 딱딱한 것을 제대로 씹지도 못할 정도로 힘이 빠진다. 이 짧은 생애주기를 우리는 모두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반려견들의 짧은 삶을 보면서, 그들보다 평균적으로 6배 이상 주어진 이 땅에서의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는 그들과 다르게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지음(창1:26-27)을 받았는데, 우리가 그들처럼 무조건적으로 누군가를 환대하고 있는지, 우리도 그들처럼 항상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박상준 목사(정론타임즈 편집인 및 주필, 심리전문가 courage123@hanmail.net)